공지 [기사_전북일보 창간 74주년 특집] 130주년 동학농민혁명, 전북을 넘어 전국을 발판으로 도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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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74주년 특집] 130주년 동학농민혁명, 전북을 넘어 전국을 발판으로 도약해야
우리나라 최초 민중에 의한 농민 항쟁이지만, 한국 근현대사 '찬밥 신세'
정읍, 남원, 부안, 고창 등 곳곳 동학농민혁명 맥 잇기 위한 기념사업 다양
향후 과제 전국화·세계화·미래화… '인내천'동학농민혁명 사상 바탕으로 이뤄내야
동학농민혁명이 올해 130주년을 맞이했지만, 전국화·세계화·미래화를 위해 나아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다.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은 동학농민혁명을 전국이 아닌, 전라도에서만 일어난 농민항쟁으로 여기며,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서훈 등 명예 회복에 대한 발걸음도 더뎌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학농민혁명은 우리나라 최초로 민중의 자각에 의한 전국적 농민 항쟁으로서 근대화를 여는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광주 5·18 민주화운동, 제주4·3사건 등과 같은 가슴 아픈 한국의 근현대사 중 동학농민혁명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혁명의 발발부터 진행, 역사 이후의 이야기 등 130년 동안 진행된 역사에 대한 지역과 국가에서 펼쳐진 선양사업을 점검해 동학농민혁명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전국화·세계화·미래화를 위해 동학농민혁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해 본다.
△다채로운 지역내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 국가 주관 사업은 ‘글쎄’
동학농민혁명은 숭고한 가치와 세계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19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보다 나은 세상, 살기 좋은 세상을 꿈꾸며 투쟁한 민중항쟁의 뜨거운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서였다.
동학농민혁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성을 지닌 전북 곳곳에서도 '동학 정신'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기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 성지로 알려진 정읍에서는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가치를 널리 알리고 불의에 맞서 싸운 농민들의 희생을 기억하기 위해
해마다 ‘동학농민혁명 기념제’를 열고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로서 자긍심 고취와 정신계승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2022년부터 ‘동학농민혁명 국제컨퍼런스 세계혁명도시 연대회의’를 주최해 동학농민혁명과 비슷한 경험을 가진
세계 여러 도시들과의 적극적인 연대와 협력을 통해 혁명의 가치를 새롭게 재조명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 학술대회도 개최해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개정과 한국사 검인정 교과서 수정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고창에서는 고부 농민봉기 이후 전봉준을 비롯한 동학농민혁명 지도부가 무장현(현재 고창군 공음면)에서
전국적인 농민봉기를 선언한 무장포고문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매년 ‘무장기포(茂長起包)기념제’가 개최되고 있다.
부안군 역시 1894년 5월에 일어난 '백산봉기'를 기리기 위한 '동학농민혁명 백산봉기대회’를 매년 5월 부안 백산성지 일원에서 열고 있다.
전라도 좌도의 농민군을 이끌었던 김개남의 애국애족의 정신문화를 고취시키고자 남원에서도 매년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학술대회를 열고 있다.
2019년 국가 기념일로 지정된 동학농민혁명은 이후 매년 정부 주관 행사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 참석이 정례화 된 다른 국가 기념식과 달리 동학농민혁명 기념식에는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가가 주관하는 동학농민혁명 기념식이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위치해 있는 정읍에서만 진행되면서 ‘행정 편의주의적 사고’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윤영 동학농민혁명관 관장은
“동학농민혁명의 시발점인 탐관오리 조병갑이 군수로 부임한 고부군과 첫 대승을 이룬 황토현 등이 위치한 정읍은 동학농민혁명의 상징적인 공간임은 확실하다”면서도
“하지만 동학농민혁명은 2년여의 긴 세월 동안 전라도를 비롯한 충청도, 경기도, 황해도 등 전국을 배경으로 이뤄진 역사다. 때문에 일 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국가 주관 기념식이
정읍만이 아닌 전국을 순회하며 개최하는 등 동학농민혁명 정신과 얼을 계승할 수 있는 선양사업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내천’동학농민혁명 정신 전국화로 세계화·미래화 이뤄내야
동학농민혁명 130주년을 맞아 국제컨퍼런스 등 뜻깊은 행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현 시대에서 우리가 직면한 과제는 동학농민혁명의 '전국화·세계화·미래화'다.
일반 대중에게 생소할 수 있지만, 동학농민혁명의 전국화는 혁명이 전라도에 국한되지 않고 한반도 전역에서 이뤄진 혁명이었음을 밝히는 것이다.
또 세계화는 동학농민혁명을 프랑스 혁명, 산업혁명과 같은 세계적인 혁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화는 동학농민혁명을 역사미래 가치로 재조명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동학농민혁명이 지난 2019년 ‘동학농민혁명 기념일’ 제정과 지난해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됐다는 점에서
전국화와 세계화를 이뤄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하지만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문헌의 대부분이 갑오년(1894년)과 을미년(1895년)에 걸쳐 일어난 혁명의 기록 중 갑오년의 기록으로 한정돼 있거나,
동학군의 기록보다 관군의 기록이 더 많이 차지한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어, 동학농민혁명의 의미를 자체적으로 축소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면서
전국화·세계화를 이뤄냈다고 확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동학의 인내천 사상을 전국화해, 동학농민혁명의 세계화·미래화를 이뤄내야할 것"이라고 제언한다.
임형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교수(동학학회장)는 “모두가 하늘을 가지고 있는 평등을 주장했던 동학농민혁명의 인내천 사상은
‘하나님 안에서의 평등’인 서구의 기독교 사상의 평등과는 다르게 모두가 위대한 존재임을 깨닫게 해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선의 진짜 주인공이 ‘나’라는 의식을 심어줘 농민들 손에 죽창을 쥐여준 이러한 동학 사상을 이어 오늘날 생명 운동과 연결 짓거나, 혐오와 차별, 더 나아가
남북 평화통일을 이어줄 수 있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이러한 동학 정신 아래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명예 회복과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헌법 전문에 명시하는 등의
전국화와 세계화, 미래화에 대한 발걸음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전북일보
<기사원문>
https://m.jjan.kr/article/20240527580036
우리나라 최초 민중에 의한 농민 항쟁이지만, 한국 근현대사 '찬밥 신세'
정읍, 남원, 부안, 고창 등 곳곳 동학농민혁명 맥 잇기 위한 기념사업 다양
향후 과제 전국화·세계화·미래화… '인내천'동학농민혁명 사상 바탕으로 이뤄내야
동학농민혁명이 올해 130주년을 맞이했지만, 전국화·세계화·미래화를 위해 나아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다.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은 동학농민혁명을 전국이 아닌, 전라도에서만 일어난 농민항쟁으로 여기며,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서훈 등 명예 회복에 대한 발걸음도 더뎌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학농민혁명은 우리나라 최초로 민중의 자각에 의한 전국적 농민 항쟁으로서 근대화를 여는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광주 5·18 민주화운동, 제주4·3사건 등과 같은 가슴 아픈 한국의 근현대사 중 동학농민혁명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혁명의 발발부터 진행, 역사 이후의 이야기 등 130년 동안 진행된 역사에 대한 지역과 국가에서 펼쳐진 선양사업을 점검해 동학농민혁명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전국화·세계화·미래화를 위해 동학농민혁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해 본다.
△다채로운 지역내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 국가 주관 사업은 ‘글쎄’
동학농민혁명은 숭고한 가치와 세계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19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보다 나은 세상, 살기 좋은 세상을 꿈꾸며 투쟁한 민중항쟁의 뜨거운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서였다.
동학농민혁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성을 지닌 전북 곳곳에서도 '동학 정신'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기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 성지로 알려진 정읍에서는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가치를 널리 알리고 불의에 맞서 싸운 농민들의 희생을 기억하기 위해
해마다 ‘동학농민혁명 기념제’를 열고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로서 자긍심 고취와 정신계승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2022년부터 ‘동학농민혁명 국제컨퍼런스 세계혁명도시 연대회의’를 주최해 동학농민혁명과 비슷한 경험을 가진
세계 여러 도시들과의 적극적인 연대와 협력을 통해 혁명의 가치를 새롭게 재조명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 학술대회도 개최해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개정과 한국사 검인정 교과서 수정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고창에서는 고부 농민봉기 이후 전봉준을 비롯한 동학농민혁명 지도부가 무장현(현재 고창군 공음면)에서
전국적인 농민봉기를 선언한 무장포고문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매년 ‘무장기포(茂長起包)기념제’가 개최되고 있다.
부안군 역시 1894년 5월에 일어난 '백산봉기'를 기리기 위한 '동학농민혁명 백산봉기대회’를 매년 5월 부안 백산성지 일원에서 열고 있다.
전라도 좌도의 농민군을 이끌었던 김개남의 애국애족의 정신문화를 고취시키고자 남원에서도 매년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학술대회를 열고 있다.
2019년 국가 기념일로 지정된 동학농민혁명은 이후 매년 정부 주관 행사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 참석이 정례화 된 다른 국가 기념식과 달리 동학농민혁명 기념식에는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가가 주관하는 동학농민혁명 기념식이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위치해 있는 정읍에서만 진행되면서 ‘행정 편의주의적 사고’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윤영 동학농민혁명관 관장은
“동학농민혁명의 시발점인 탐관오리 조병갑이 군수로 부임한 고부군과 첫 대승을 이룬 황토현 등이 위치한 정읍은 동학농민혁명의 상징적인 공간임은 확실하다”면서도
“하지만 동학농민혁명은 2년여의 긴 세월 동안 전라도를 비롯한 충청도, 경기도, 황해도 등 전국을 배경으로 이뤄진 역사다. 때문에 일 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국가 주관 기념식이
정읍만이 아닌 전국을 순회하며 개최하는 등 동학농민혁명 정신과 얼을 계승할 수 있는 선양사업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내천’동학농민혁명 정신 전국화로 세계화·미래화 이뤄내야
동학농민혁명 130주년을 맞아 국제컨퍼런스 등 뜻깊은 행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현 시대에서 우리가 직면한 과제는 동학농민혁명의 '전국화·세계화·미래화'다.
일반 대중에게 생소할 수 있지만, 동학농민혁명의 전국화는 혁명이 전라도에 국한되지 않고 한반도 전역에서 이뤄진 혁명이었음을 밝히는 것이다.
또 세계화는 동학농민혁명을 프랑스 혁명, 산업혁명과 같은 세계적인 혁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화는 동학농민혁명을 역사미래 가치로 재조명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동학농민혁명이 지난 2019년 ‘동학농민혁명 기념일’ 제정과 지난해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됐다는 점에서
전국화와 세계화를 이뤄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하지만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문헌의 대부분이 갑오년(1894년)과 을미년(1895년)에 걸쳐 일어난 혁명의 기록 중 갑오년의 기록으로 한정돼 있거나,
동학군의 기록보다 관군의 기록이 더 많이 차지한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어, 동학농민혁명의 의미를 자체적으로 축소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면서
전국화·세계화를 이뤄냈다고 확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동학의 인내천 사상을 전국화해, 동학농민혁명의 세계화·미래화를 이뤄내야할 것"이라고 제언한다.
임형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교수(동학학회장)는 “모두가 하늘을 가지고 있는 평등을 주장했던 동학농민혁명의 인내천 사상은
‘하나님 안에서의 평등’인 서구의 기독교 사상의 평등과는 다르게 모두가 위대한 존재임을 깨닫게 해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선의 진짜 주인공이 ‘나’라는 의식을 심어줘 농민들 손에 죽창을 쥐여준 이러한 동학 사상을 이어 오늘날 생명 운동과 연결 짓거나, 혐오와 차별, 더 나아가
남북 평화통일을 이어줄 수 있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이러한 동학 정신 아래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명예 회복과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헌법 전문에 명시하는 등의
전국화와 세계화, 미래화에 대한 발걸음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전북일보
<기사원문>
https://m.jjan.kr/article/2024052758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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